지난 번 “hacksum, Maker(메이커)를 꿈꾸다”
“(2015 Maker Faire 후기) Hacksum, 메이커가 되다 (제 1장)”에 이어
진정 Maker(메이커)가 되기까지의 지난 Making Story 중 제 2장이
지금 시작됩니다.
…
| 9월 15일, 폭풍 칼질~
이제 페어까지 한 달여 정도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보다 리얼한 시연을 위해 실제 우리 집 문 앞을 만들어내는 일만 남았네요.
“어느 정도의 크기가 적당한 지~”,
“어떤 재질로 만들어야 도어락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지” ..
등등 이런저런 고민이 많습니다. 일단 집 짓기 전에도 설계도면과 모형 제작 단계가 있듯이, 올바른 시연 제품 제작에 앞서 모형을 먼저 제작해봅시다.
짜짠~~~ 어떤가요?
비록 마트에서 딸려온 햇반 박스로 뚝딱 만들어본 시제품이지만, 덕분에 이제 정확한 수치와 진짜를 재단할 아이디어를 얻은 듯 하네요 ^^;;
실제 제작은 포맥스라는 재질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포맥스는 용도에 맞게 다양한 두께를 고를 수 있지만, 도어락 무게를 견디기 위해 우린 가장 두꺼운 타입을 선택했습니다. 역시 튼튼해서 좋긴 하지만 절단하기가 너무너무 힘듭니다.
ㅠ _ㅠ 공업용 제도칼, 제도용 패드, 쇠자 등등… 어마어마한 흉기들을 챙겨왔습니다.
문 방향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집집마다 문 방향이 달라서~ ^^;;;)
한 번의 칼질에도 온몸에 힘이 빡~~ , 땀이 삐질~ 삐질~ . 휴~ 힘드네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
| 9월 20일~10월3일, 건축가의 마음으로 한땀 한땀~
지난 번 절단해 놓은 포맥스로 오늘은 반드시 완성을~.
오늘의 준비물은 창호지, 풀, 포맥스, 글루건, 순간접착제, 전동드라이버, …. 기타 등등 ..
집 문만 빼고 바리바리 싸 들고 다시 모였습니다.
마치, 건축가의 마음으로 힘의 분산을 고려해 가면서 한땀 한땀 정성을 다해서… ^^ 포맥스도 절단하고, 지지대도 만들고, 윗 판을 붙이고, 글루건으로 메우고….
드디어, 도어락까지 장착!!!
어제 문구센터에서 우연히 발견한 창호지 덕분에 포맥스 벽이 진짜 리얼한 아파트 외벽으로 변신했습니다.
역시 머리 쓰는 것보다는 몸 쓰는 게 체질인가. ㅋㅋㅋㅋ
예상외로, 퀄리티는 GoooooooooooooooooooD !!!!
도어락 제어는
“문을 닫을 때 사용되는 모터를 직접 제어할까?”
“문 열 때 사용하는 버튼을 제어할까?”
고민하다가, 도어락 개폐에 이용되는 자체 전선을 스위치에서 뽑아 라즈베리파이에서 스위칭 할 수 있도록 트랜지스터를 이용해 제어하는 방식을 이용해 보기로 합니다.
떨리는 맘으로 스마트 폰으로부터 오픈 명령을 내리고 기다리니 “삐리릭~~” 경쾌한 소리와 함께 도어락 문이 진짜 잘 열리네요 ^^;;
여는 건 성공, 하지만, 이번엔 닫는 게 문제 ㅠ _ㅠ
테스트 할 때 잘 동작하던 문닫힘이 자꾸 삐비빅~ 에러 소리와 함께 제대로 닫히질 않네요. 분명 문은 제대로 닫혔는데, 자꾸 안 닫혔다고~~~~ 삐비빅~~~~ … ㅠ_ㅠ
이 문제는 도어락에 함께 들어 있는 잠금 센서와 자석을 달면 잘 해결할 수 있습니다. 원래 도어락엔 이런 기능들이 있더군요 ^^;;
(마그네틱 센서(?)를 통해 문이 제대로 닫혔나 확인하고 문을 잠궈주거나, 제대로 안닫혔을 때 알림음 방출)
라즈베리파이 카메라는 카메라 머리에 바로 연결선만 달려있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고정이 딱~히 되지 않는 카메라를 마치 CCTV처럼 자유자재로 각도를 조정해 가면서 문 앞을 찍을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
막~~~ 고민하던 중입니다.
바로 이 때, 운명처럼 발에 걸린 게 있었으니, 그건 누군가에게 버려져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다 쓴 방향제 케이스”였지요.
어쩜 이렇게 딱 일 수가 있을까요? ㅋㅋㅋㅋ
짜잔~ 요 녀석을 이렇게 활용해서 쓰니 각도 조절 완벽한 카메라 거치대로 변신 !!
이제 라즈베리 파이와 USB 허브의 최종 자리배치 정하고, 이렇게 전선들에 레이블링 해서 정리하면 뒷면도 대충 완성입니다.
| 10월 7일, 마무리를 향해 달린다.
두 달여 시간이 어느 새 훌쩍 지나고 이제 마무리를 향해 갑니다.
마지막으로 실시간 통화와 부재중 동영상 메시지 남기기를 위한 “picam”을 손봐야 합니다.
Capture video from Raspberry Pi Camera and encode it to H.264 using hardware encoder
Capture audio from USB microphone or Wolfson Audio Card via ALSA and encode it to AAC-LC using libavcodec (FFmpeg)
Record audio/video to MPEG-TS files
Generate files for HTTP Live Streaming with optional encryption
If microphone is not available, it only records the video
네트워크 상태 때문에 완벽한 실시간이라고 하기에는 약간의 지연이 발생하지만, 일단 기능은 잘 동작합니다… ^^;;;;
스마트 문지기 앱(App)과 웹 서버 메시지 연동만 마무리하면, 이제 끝이 보이는 군요.. ㅋㅋㅋㅋㅋ
토요일은 비~, 그리고 일요일도 비~ 내내 좋기만 했던 날씨가 딱 메이크페어 당일에만 비를 선사할 줄이야.
사전모임에서 관계자님께서 하셨던,
“역대 메이커 페어에서는 한번도 날씨가 실패한 적이 없었습니다”
라는 말이 자꾸만 귓전에서 맴도네요. –;;;
이제 마지막으로, 내일 행사장 현장에서 사용할 기능설명 보드를 야심차게 제작하고, 각 기능별 로 문 앞에 출현할 출연진을 최종 선발했습니다. ㅋㅋ
- 침입자 : 마블사의 헐크
- 택배아저씨 : 명탐정 코난 브라운박사
- 손님 : 어벤저스 아이언맨
| 10월 10-11일, 메이커 페어의 아침이 밝다.
결전의 그 날이 밝았습니다. 두둥~~
소풍 전날, 날씨 걱정하느라 잠 설치던 어린 맘까지는 아니지만, 아주 오랜만에 들뜬 기분으로 이른 아침을 맞았습니다.
다행히 당장 비는 내리지 않는군요~
메이커 페어는 정식 계약서에 서명하는 체크인 과정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체크인이 완료되면, 올해 메이크 페어 티셔츠와 오늘의 일용할 양식인 “빵~~~” 이 담긴 에코백을 선물로 줍니다.
짜잔~~ 의자부터 깨끗하게 닦고, 슬슬 손님 맞을 준비를 시작해보겠습니다.
물론, 이렇게 열심히 닦을 때까지만 해도 이 의자에 엉덩이 붙일 여유가 없을 거라는 건 알지 못했습니다. ㅠ _ㅠ
앉아서 하루 종일 멀 하지? 라는 고민을 하면서 왔는데, 정신 없이 밀려드는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느라 벌써부터 지쳐버렸습니다.
우리 부스는 문 앞에 배치한 화려한 출연진들 덕분에 꼬마 손님들에게 인기가 남달랐죠.
덕분에 같이 오신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있는 집에 꼭 필요한 제품이라며 상용화 꼭 해달라는 깊은 만족도를 보여주셨습니다. ^^;;;;
올 해 메이커 페어는 역대 행사보다 훨씬 큰 규모와 다양한 이벤트들로 구성되어서, 궂은 날씨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오셨다고 합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 메이커 125팀(세미나 3팀), 총 인원 472명
참가 발명 한마당 메이커 47팀, 총 인원 147명
참가 기업 전시 5업체 참가 스태프 인원 37명
참가 관람자 총 4,300여명 (컨퍼런스 인원 제외)
– 정보 출처 : 메이커 페어 주최 제공 –
올해 신선한 이벤트로는 “드론 파이터 경연대회” 가 있었습니다.
진짜 말 그대로 파이팅 넘치게 드론들이 물리적으로 싸우더군요.. 온몸이 산산 조각나는 드론들…. ^^;; 오랫동안 만든 소중한 드론이 한 순간에 박살 나는 건 안타깝지만, 관람하는 우리들은 좀 짜릿했습니다. ㅋㅋ
드론파이터 경기 <—- 동영상은 추후 업데이트~ ^^;;
그리고, 잼베치던 요 녀석도 기억나는 군요.
엄마.아빠.아들 이렇게 세 가족이 한 팀으로 참여한 것 같은데 요. 녀석을 만든 취지가 참 매력적입니다.
“제가 기타를 치는데요~~, 잼베를 치는 요 녀석이랑 같이 여행하면서 버스킹 하려구요~ ”
라며 해맑게 웃으시던 주인장. 참. 멋진 Maker 분이시네요~ ^^;;;
특히, 올해에는 많은 지인분들이 부스에 찾아주시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첫날 고생해 준 정훈군(라온),
이른 아침 젤 먼저 방문해 준 종명군(HSD),
딸과 함께 방문해 주신 교성님(HSD),
Maker 선배님이신 계옥형님(HSD),
한 손에는 맛있는 도넛츠를 또 한 손엔 어여쁜 와이프님과 동행해서
부스지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준 환석커플(HSD),
복숭아 파는 창신이(HSD),
해마다 관람하셨다는 데
올해에서야 처음으로 만나뵌 두 거물급 여성 상무님들(AhnLab),
경기도에서 먼 걸음해주신 남남커플(위메프보안팀),
만나면 티격태격하면서도 붙어다니는
분석팀 남남커플 재민이랑 주쭘(Ahnlab) 까지
…
모두들 강제 찬조소환에 응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 (초상권 침해 소송은 사절!!)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것 중 하나는 페어에 참가하면 받을 수 있는 혜택입니다.
보안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면 차비도 주고, 숙소도 주고, 한 시간 발표에 꽤 짭잘한 머니~도 줍니다. ^^;;;;;;
메이크 페어에 참가하면
음……흠….. 흠……
지난 번 받은 2만원 가량의 무료 초대권 5장, 티셔츠, 빵빵하게 빵~ 챙겨줍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럼, 자기 돈 투자해서 부품 구매하고, 자기 시간 쪼개서 개발하는데…
왜, 하.냐.구.요 ???
아무리 비싼 명품가방도 본인이 밤새워 한땀한땀 꿰멘 가방보단 애착이 가지 않을겁니다.
모든 사람이 머릿속으로 입으로 다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들도 직접 손으로 해 본 사람만이 가지는 짜릿함이 있습니다.
만들고 싶은 걸 직접 구상하고, 함께 설계해 가면서, 장애를 만나면 또 그 문제를 해결해 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 가는 과정 ?? 그리고. 완성된 그 것 !!!
이것이 메이커 페어의 가장 큰 매력이였던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
말하는 대로 … 그리고 생각하는 대로…
1년 전 품은 꿈은
또 이렇게 현실이 되었습니다.
다음엔 멀 도전하쥐~~~~
– 끝 –